그녀는 날이 갈수록 영력이 떨어져갔다.
흑빛의 찬란한 머릿결은 점점 새하얀 눈 처럼 바뀌어갔다. 마치 우리의 사랑이 겨울이 되어가는 것 처럼.
“청한.”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는 내 이름을 불렀다.
“하월...”
나는 가만히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힘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아름다웠고, 기품있었다.
“어깨 좀 빌려줄 수 있나요?”
“얼마든지요.”
그녀는 힘 없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웠던 흑빛 머리카락은 가슴 밑으로 이미 하얀 백발이 된 지 오래였다. 그도 모자라 점점 남아있는 흑발도 하얗게 변했다.
“청한...”
그녀가 이번에는 조금 힘 없는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듣고 있습니다.”
“나를 사랑한 것에... 후회하지 않습니까...?”
“...다시 태어나도 그대를 사랑할 것 입니다.”
나는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내 팔을 둘러 꼬옥 안았다.
“하지만....”
“날이 춥습니다. 들어가서 쉬죠.”
“응...”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달이 밝아 가슴만 미어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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