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시장, 활기를 띈 거리. 그 속에서 청한과 하월은 나란히 길을 걷고 있었다. 옆에서 가게를 구경하며 눈을 빛내는 하월을 보다가 청한은 그녀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를 닮아 고운 손, 하지만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은 손은 청한의 가슴을 옥죄어왔다. 상처투성이인 손을 제 손으로 잡아주고 싶은 욕심을 꾹꾹 억누르며, 둘은 가만히 시장을 구경했다.

“청한. 이거 어때요?”
하월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마에 두르는 머리띠를 들어 보여주었다.
“응. 예쁘네요.”
“정말요?”
하월이 드물게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귀여운 두 볼에 뽀뽀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억누르며, 청한은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월은 무언가 고민하다 결심한 듯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
“청한, 배고프지 않아요?”
“아, 그러고보니... 음... 간식거리를 좀 사올까요?”
“그럼 부탁해요.”
그가 간식거리를 사러 떠나자, 하월은 그의 등을 바라보다 제 손에 쥐어진 머리띠를 바라보았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둘은 시끄러웠던 시장거리를 빠져나와 넓은 들판으로 갔다. 하늘에는 별이 쏟아질 듯이 반짝이고 있었고, 달은 그 가운데에서 별들을 지휘하듯 크게 떠 있었다.
“청한.”
“네?”
하월이 우물쭈물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할 말이라도 있어요?”
“잠깐 눈 감아봐요.”
“...?”
하월의 의중 모를 요구에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제 이마에 그녀의 따뜻한 손이 느껴져서 그의 가슴은 쿵쿵대며 울리기 시작했다.

“됐어요.”
그녀가 방긋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제 이마를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천이 제 이마에 둘러져 있었다.
“이건...”
“아까 산 깜짝선물이에요. 마음에 들어요?”
그녀가 작은 손거울을 꺼내 그의 얼굴을 비추어주었다.
자신의 눈 만큼 어둡지만 고급스러워보이는 붉은 천이 보였다.

“하월...”
“청한 눈 색이 떠올라서... 어때요?”
“...정말 좋아요.”
“정말요?”
그녀가 밝게 웃으며 볼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런 그녀를 보던 청한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
“하하, 하월은 놀란 표정도 귀여워요.”
“청한...”
“좋아해요. 아니, 사랑해요.”
“....” 그녀는 그저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청한은 그런 그녀의 입술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추었다.


밤처럼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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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슝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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