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나가 라이_첫
내가 너를 만난 것은 아득히 먼 어린 시절이었다. 그 당시의 넌 지금과 똑같이 활발하고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히카리 가문- 그 집안은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집안이었고, 나는 그들이 연 자선파티에 초대 받은 손님 이었다.
“안녕?”
어른들에 둘러싸여 내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너는 나에게 다가왔다. 금빛 눈동자가 마치 태양을 연상시켰고 찬란한 흑빛 머리칼은 마치 우주와도 같았다.
“너, 이름이 뭐야? 난 히카리 티아모! 7살이야!”
“츠키나가 라이야. 7살...”
그녀는 방긋방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작지만 따뜻했다.
“어른들만 있어서 심심하지? 이쪽으로 가면 친구가 있어! 가자!” 다짜고짜 내 손을 잡은 그녀는 나를 끌고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엣쨩!”
그녀가 맑고 명랑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누워있은 침대로 달려갔다.
거기에는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천사가 강림한 것 같은 금발의 예쁜 소년이 일어나 앉아있었다.
“티아... 여기 와도 괜찮아...?”
그 소년의 목소리는 차분하며 부드러웠다. 둘은 이미 아는 사이인듯 익숙해보였다.
“괜찮아~ 그것보다 친구를 데려왔어!”
“친구...?”
그 소년과 티아의 눈동자가 나에게로 몰렸다.
“ㅇ...안녕...”
“츠키나가 라이래! 이쪽은 텐쇼인 에이치! 보다시피 엣쨩은... 몸이 조금 아파서 지금 쉬고 있었어!”
그녀가 신난듯 말했다.
“안녕.” 그 천사의 얼굴을 가진 에이치 라는 소년은 살짝 웃으며 인사했다.
“라이, 우리랑 같이 놀자!” 티아는 내 팔을 끌어당기며 에이치가 누워있는 침대로 나를 끌고 갔다.
“엣쨩이 읽어주는 동화는 좋아! 한 번 들어볼래?”
“으응...!” 그녀의 웃음이 좋아서 왠지 내 가슴도 쿵쿵 울리는 것 같았다.
에이치가 글을 한 글자 씩 읽어내리는 모습을 보는 그녀는 마치 태양이 스스로 발광하는 것 처럼 눈을 빛내고 있었다.
...나의 두근거림은 아픔이 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