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에이티아

귀족au_에이티아_운명

슝블리 2018. 8. 8. 00:58

그날은 폭군으로 유명한 황제가 친히 마을로 행차하는 날 이었다.
그 마을은 꽤나 잘 사는 마을로, 에이치의 눈에 미운털 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마을이었다.
그래서, 다 잃은 고아에게는 더 차가웠다.
꽤 유명했던 집안, 히카리 가문은 그들을 시기질투한 다른 집안에게 몰락하여 일가족이 모두 씨가 말랐었다.
단, 히카리 티아모 그녀만 제외하고.


그녀의 오빠 히카리 에스트로는, 그녀에게 집 안의 찬장에 숨어있으라고 했다.
그때 겨우 그녀의 나이 8살. 이 참혹한 일을 견뎌내기엔 어린 나이였다.
그녀는 작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일가족이 죽는 광경을 봐야했다. 울 수도 없이, 소리죽여서 그녀는 그렇게 비참하게 혼자 살아남았다.

“정말 다 죽였는지 확인해.”

그녀의 가족들을 몰살시킨 것은 티아모 아버지의 오랜 벗이었다.

‘두근.. 두근..’
티아가 숨어있는 찬장에 가까워지자, 그녀는 필사적으로 숨을 죽였다.
그러다- 문 틈 사이로 눈이 마주쳤다.

“...”
“...!!”
“...여기는 이상 없다.”
‘티아모, 미안하다. 너라도 살아남아라.’

그의 오랜 벗을 위한 그의 마지막 자비였던 것이다.
티아는 그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고, 무언가 음모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그녀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고아인 그녀가 살기에는... 너무나 버거웠다.
가족이 몰살 당한지 8년 뒤, 황제가 새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굉장한 폭군으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죽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하루벌어 하루사는 티아에겐 그런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났을까.
그녀가 자라서 성년이 될 즈음, 그 폭군도 성인식을 맞았다고 했다. 그 기념으로 마을로 행차하신거라고.

마을은 애초부터 고아인 티아에게 매우 차가웠다.
역겹다며 돌을 던지거나, 고아라며 마구 때리기도 했다. 티아는 이제 그러려니 했고, 돈을 악착같이 모아 아무도 모르는 숲으로 돌아가리라.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날 역시.

“황제님께서 행차하십니다.”

온 동네의 여식들이 잔치가 났다.
그야, 그 황제는 어리기도 했고 품행과는 다르게 천사같이 생긴 외모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는 황제 에이치 눈에는 모든게 가식이었다.
제 가족이 죽는 걸 어렸을때부터 봐와서, 아양과 가식에는 진절머리가 났었다.

‘그저 돈이면 다 되는 가식적인 것들.’
그는 그의 속마음을 속이고는 살짝살짝 웃어주었다.

“이것이 지금 뭐하는거야! 황제님 지나가는데 당장 치워!”

소란스러운 소리를 따라 에이치는 눈길을 돌렸다.
그곳에는 자기 또래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주저앉아 있었다.
“...저깟 황제가 뭐라고...”
티아는 작게 중얼거렸고, 그 신하는 그녀를 붙잡아 팔을 높게 들어 당장이라도 뺨을 칠 기세였다.

“그만. 소란스럽군”
“...! ㅎ..황제님...!!”
“...”
꽤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타고난 기품과 당당함이 누구에게나 보이는 그런 표정과 달라서, 그녀의 표정을 보고 에이치는 순간 멈칫했다.
그녀의 두 눈에는 태양을 담고 있었고, 귀티까지 났었다.

“...”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사나웠고, 차가웠다. 누구를 향한 분노인가 하고 그는 고민에 빠졌다.
“이름?”
“고귀하신 황제께서, 하찮은 천민의 이름을 알아서 뭐하게?”
“이것이 미쳤나..!!”
그 신하가 또 다시 손을 높게 들자, 에이치는 그를 제지했다.

“당찬 소녀군. 여기서 사나?”
“그럼 여기서 살지. 저기서 사나?”

날이 서 있는 그녀를 보며 에이치는 한편으로는 아쉬워 했다.
그녀가 고귀한 족속이었다면, 내 곁에 두고두고 맨날 보았을텐데.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더러운 귀족들과는 다른 느낌이라 생소했다.

“그만 놓아주거라. 너가 이름을 알려줄 때 까지 나는 매일 오면 되겠군?”

그가 웃으며 말하자 그녀의 표정은 백짓장처럼 변했다. 그녀의 반응이 귀여운듯 황제는 피식-하고 웃었다.

“이처럼 당찬 아가씨는 처음이군. 앞으로 매일 오도록 해야겠어.”


그것이 황제와 모든 걸 잃은 귀족 소녀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