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엘리+에이로와_만남, 그 후_1 (W.슝블리)
두 형제는 긴긴시간 헤어졌던 만큼, 그만큼 할 말도 많았으리라. 해가 뜨는지도 모르고 에이스와 사보. 그 두사람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보?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헤헤... 오랜만에 만난 형제라고~”
“술이나 깨...” 나는 못말리겠다는듯 한숨을 푹 내쉬고 따뜻한 꿀물차를 건냈다. 사보는 냉큼 받아 호호 불어 천천히 마셨다.
“역시~ 엘리의 꿀물차가 최고야.”
나는 살짝 웃어주고는 분명 뻗어버렸을 에이스를 깨우러 갔다.
“에이스군?” 조심히 방 문을 열었을때 그는 세상 모르게 자고있었다. 옆에는 로와양이 곤히 안겨서 자고 있었다.
“두 사람 다 세상 모르게 자네... 얼른 일어나세요 꼬꼬마들~”
나는 두 사람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깨웠다. 둘의 부시시한 모습이 너무나도 닮아서 나는 피식 웃고말았다.
“오늘은 마을 안내 해줄게요. 얼른 준비하세요. 에이스군, 로와양.”
두 사람을 데리고 다녀보자고 한건 나였지만...
후회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오, 여긴 어디지?”
“...!!! 에이스 거긴 도박장이야!”
“헤에... 여기 신기한게...”
“그거 잘못 만지면 손 다쳐요! 로와양!”
호기심이 어쩜 그렇게나 많은지... 두 사람을 쫓아다니며 말리느라 우리 둘은 완전 녹초가 되어버렸다.
“자자 두 사람 다 배고프지 않아요?”
“어... 그러고보니.”
“응, 배고프네요.”
“여기서 엄청 맛있는 식당이 있거든. 거기로 안내해줄게.”
에이스군과 로와양은 기쁜듯 우리를 따라왔다.
“우음!! 이거 엄청 맛있다.”
“이것도!”
“맛있다니, 다행이에요.” 그들에게 끌려다니느라 피곤하긴 했지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
“엘리, 이거 먹어봐.”
“응?”
“아~ 해봐.”
“아~”
사보가 입에 한가득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여주었다. 그것을 본 로와양도 부러웠는지 에이스군에게 눈치를 줬지만, 에이스군은 눈치채지 못하고 자기 먹는거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흥.” 로와양이 약간 삐진 티를 낸 후 음식을 집으려 할때-
“아 이거 먹어야지!” 에이스군이 휙 음식을 가로챘다.
“야! 그거 내가 먹으려 했던건데!!”
“우음~ 그러냐~? 하지만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지~” 에이스군은 볼 양가득에 음식을 담은채 말했다.
“이 치사빤스야!!”
“내가 뭘!”
“이 밥만 먹는 돼지야!”
“참 나 내가 먹는다면 얼마나 먹는다고!!”
“에이스군... 에이스군 혼자 15그릇 먹었으면서...”
“사랑 싸움은...”
“칼로 물베기 인데...”
그 둘은 거의 20분간 투닥거리고 조금씩 나도 인내의 한계가 도달했다. 옆에서 사보는 내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했다.
“자자... 이제 그만하고 마저 먹자!” 사보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오랜만에 형제끼리 만나서 먹는 밥인데, 이제 그만 싸워요.” 나는 살짝 웃으면서 물컵을 세게 내려놨다.
그걸 본 에이스군과 로와양은 무서웠는지 동시에,
“ㄴ..네...!!” 하고는 다시 식사를 시작하였다.
“아 배부르다.”
“응. 근데 저 두사람 아직도... 저러네.”
우리 눈 앞의 두 사람은 서로 눈도 안마주치고 몸도 닿기 싫은지 각자 팔짱을 끼고 있었다.
“하하...” 그 사이에 낀 나와 사보는 멋쩍게 길을 걸어갔다.
보다못한 내가 “에이스군, 로와양. 저기 쇼핑몰 있는데 가봐요~”라고 말하며 그 두사람을 이끌고 큰 쇼핑몰로 들어갔다.
“사보, 나 로와양이랑 옷 가게 들렸다 올게!”
“응. 알았어.”
“가요.”
“네...?네?” 나는 무턱대고 로와양을 이끌고 여성 옷 전문점으로 박차고 들어갔다.
“음- 이거 로와양한테 잘어울릴것 같아요!” 오프숄더와 약간의 꽃무늬 레이스를 로와양한테 건냈다. 싫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한 번 입어보고 나올까요...?”
“네!” 나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입어보고 나선 마음에 들었는지, 그대로 사서 입고 나왔다.
“우리 카페 들려서 잠시 얘기할까요?”
“네, 좋아요.”
쇼핑몰에 있는 작고 아담한 카페. 그곳으로 나는 로와양을 안내했다.
“로와양은~ 에이스군의 어떤 점이 좋아요?” 나는 눈을 빛내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은 그녀석 얘기 꺼내고 싶지 않아요.” 여전히 삐진듯한 표정이었다.
“음~ 하지만 둘이, 좋아하고 있잖아요.”
“ㄴ..네...?!” 로와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놀라면서 말했다. 꽤 귀여운 모습이었다.
“맞죠? 둘이 사귀는거 아니에요?”
“ㄱ...그게... 어..”
“보고만있어도 좋고, 생각만해도 좋잖아요? 에이스군도 로와양을 그렇게 생각할텐데 이제 화해하는게 어때요?”
“한번... 노력해볼게요...”
“응, 좋아요.” 나는 살짝 웃었다.
“아, 그리고 로와양...”
“...??”
“더 예뻐진 모습으로 에이스군을 한 번 더 반하게 만들어봐요 우리.”
“사보~!! 많이 기다렸어?”
“으응, 아냐. 음? 로와씨는?”
“로와양! 부끄러워하지말고 나와요!”
“ㄴ..네...”
“어? 헤어스타일...”
“내가 했어. 어때? 완전 잘 어울리지!” 나는 로와양의 머리를 땋은채로 반 머리로 묶고 밑 부분을 약간 펌을 해주었다.
“에이스군은?”
“잠시 물 사러... 아, 왔다.”
“툭-”
로와양을 발견한 에이스군은 그대로 물통을 떨어트렸다. 아마도 이미지 변신을 한 로와양 때문이겠지.
“너... 머리랑 옷...”
“ㅇ..안어울리지...?” 로와양이 멋쩍게 웃었다.
“...”에이스군은 멍하니 바라보다가 살짝 안았다.
“아니.. 엄청 예뻐.”
“ㅈ..정말...?!”
“응. 예뻐”
둘은 다시 화해했지만 연신 서로의 볼에 뽀뽀하는 모습에-
“...엘리, 집에 가자.”
“...응. 왠지 오늘 우리만 엄청 고생했네. 하하.”
“앗... 잠깐만요...!”
“사보...! ㅈ..잠깐...!”
먼저 걸어가는 우리의 뒤로 에이스군과 로와양이 열심히 쫓아왔다.
이 행복이 오래 가기를 바랬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