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신야유메페리

페리유메_구속_6

슝블리 2019. 8. 15. 02:27

“...보내줄게.”
“....” 유메노는 뜻밖의 말에 페리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잡혀오기 전보다 훨씬 수척해져 있었고, 빛나던 은발도 찬란하게 반짝이던 두 눈도 모두 빛을 잃어 금방이라도 사그라 들 것 같았다.
“보내줄게, 아가씨.”
“...그걸 어떻게 믿고?”
“날 따라와.”
페리드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미로같은 저택에서 빠져나와 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들어갔다.
“...이쪽으로 쭉 가다보면 제귀군 진영이 보일거야.”
페리드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순식간에 그의 눈 앞에서 사라졌고, 페리드는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빨리... 빨리 가야해....’
유메노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제귀군 섬멸 작전. 그녀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죽을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한다.
‘내가 가면 분명... 막을 수 있어.’ 그녀는 실날같은 희망을 품고는 달라진 몸을 이끌고 재빠르게 달려갔다.





“...말도 안돼...”
그녀가 도착한 제귀군 진영은 이미 황폐해져 있었다. 유메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잔해 속에서 살아있는 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아무도... 아무도 없어요...?!”
응답없는 외침에 그녀는 점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손을 떨며 제 집으로 향했다.





“...이럴 수가...”
찬란했던 그녀의 가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하쿠.... 하쿠...!!”
그녀는 급하게 잔해 속에서 하쿠를 찾았다. 수 많은 시체들 속에 익숙해보이는 모습.
“하쿠!!!”
유메노는 달려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몸이 차고 숨이 끊어진지 오래였다.

“하쿠... 하쿠... 눈을 떠봐... 나야... 내가 왔어...”
그런 사실을 부정이라도 하듯이 그녀는 이미 식어버린 그의 시신을 끌어안은채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하쿠... 제발... 날 두고 가지마...”
그녀는 또 다시 혼자가 되었다.





제귀군 진영 전체를 돌았지만 생존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절망했다. 자신의 평생을 다 바쳐 지키려고 애썼던 것들이 모두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녀의 곁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시체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즐겁네요 저 모습!” 리아와 그 옆엔 페리드가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


리아는 신나는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녀의 옆으로 갔다.
“...!”
유메노는 순간적으로 단검을 꺼내어 리아의 목에 대었지만 이내 리아의 손에 의해 저지 당했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잖아 아가씨~?”
리아가 빙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
“어떠세요! 완전히 자유로워진 기분이!”
“...자유...?”
유메노의 눈물진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 자유! 제귀군에서도, 가문에서도! 영영 자유로워지셨잖아요!”
“...하.” 그녀는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내가 원하던 자유는... 이게 아니야.”
내가 원하던 자유는...
“...그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고 싶었을 뿐인데... 어째서.”
그녀는 다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자, 이제 어쩌실 건가요 아가씨!”
“....”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다시 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 멀리에 있는 페리드도.

“...나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을 거야.”
그 한마디를 남기고 그녀는 그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