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에이티아

인어au_에이티아_너와_3

슝블리 2019. 7. 16. 02:12

“천천히...”
에이치는 티아의 양 손을 마주 잡은채, 뒤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에 맞춰 티아도 한 발씩 걸음을 뗐다.

“괜찮아?”
“다리가... 조금 후들거리지만.. 괜찮아.”

티아는 그 사건 이후로 뭍에서 나와 지내기 시작했다. 에이치가 언제 쓰러질지 모르니 감시역이라며 자처하였지만, 사실은 그녀도 에이치의 곁에 항상 붙어있고 싶어한 것을 에이치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걷지 못하여 휠체어를 타고 다녔지만 조금씩 걷는 연습을 반복하여 지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앗...!”
한참을 걷다가 순간 티아의 다리에서 힘이 풀렸고, 그대로 넘어지려 하였다. 티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꼭 감았지만, 지면에 엎어지는 느낌이 나지 않아 눈을 떴다.

제 아래에는 에이치가 깔려있었고, 자신의 몸은 그의 몸 위에 겹치듯 쓰러져 있었다. 순간 정신이 멍하여 한참을 서로 바라보다 문뜩 자세가 그렇고 그렇다는 것을 깨닫고 놀란 티아는 서둘러 그의 곁에서 떨어졌다. 에이치는 옷을 툭툭 털며 티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분명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조금만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일만 생기면 도망을 가버린다.

“티아.”
“으응...?”
티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에이치는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쳤다.
“...!”
갑작스러운 입 맞춤에 티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에이치가 그렇게 입을 맞춰오는 일이 싫지는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좋았다. 행복했다.
하지만 자신이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멀리하고 있었다는걸, 그의 입맞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짧지만 달콤한 입맞춤이 끝나고 에이치는 티아를 바라보았다.
“나는 너에게 다가가려고 애쓰는데...”
그는 방금까지 제 입술을 덮었던 그녀의 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너는... 항상 도망만 가는구나.”
“에이치...”
“확실하게 말해줘. 티아... 나는 널 사랑해. 너도... 날 사랑해...?”
애절한 목소리, 그녀는 주저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는 에이치는 한숨을 푹 쉬었다.
“미안. 내가 조금 성급했어... 오늘은 이만 방에 들어가서 쉬자.”
“...응.”



두 사람은 서먹하게 방으로 들어왔고 티아는 안쪽 침대에, 에이치는 서재로 들어갔다. 티아는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 그리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 무리지어 노래를 하는 작은 새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시금 마음 한 켠이 아려온 티아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다 잡아!”
“죽이면 안된다! 눈물은 가치가 있으니까!!”
인어들의 절규와 짙은 피냄새, 그리고 엉망이 되어버린 인어의 집들.
“오라버니....!”
“티아. 어서 멀리멀리 도망쳐! 여기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아.”
“오라버니... 그치만...!” 티아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티아의 뒤 쪽으로 커다란 작살이 날아왔고, 티아의 오빠인 에스트로는 그녀를 밀치고서는 대신 작살을 맞았다.
“오라버니!!!” 새빨간 피가 물을 붉게 물들였고,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러 정신을 어지럽게 하였다.
“티아... 어서...가! 너라도.. 살아 남아...” 툭. 하고 꺼지는 고개. 티아는 그를 보며 절규하다, 눈을 떴다.

“악...몽...”
그 사건은 티아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았고, 그 꿈을 꾸기 일 쑤였다. 하지만 에이치네로 온 뒤로는 꾼 적이 없었다. 티아는 비틀거리며 서재로 들어갔고, 그 곳에서는 에이치가 문서들을 읽고 있었다.

“티아...?”
“....”
심상치 않은 티아의 표정을 본 에이치는 금방 그녀가 악몽을 꾸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악몽을 또 꿨니?”
“....”
티아는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와.”
에이치는 문서들을 들고서 넓고 폭신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티아는 그 옆에 앉아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무서웠어?”
“...응.”
“내가 있잖아.”
그의 다정한 한 마디에, 티아는 또 왈칵. 하고 눈물을 쏟았다.
“티아...?”
당황한 에이치가 그녀를 들여다보자, 티아는 와락 하고는 그를 꽉 껴안았다.
“너는... 에이치는... 날 버리지 않을거지?”
티아의 떨리는 목소리. 에이치는 가만히 그녀의 등을 다독였다.
“응. 당연하지.”
“날... 계속 사랑해줄거지?”
“응.”
“....나도... 에이치를 사랑해.”
“나도 사랑해.”

그렇게 둘은 한동안 서로를 다독이며, 슬픈 마음을 비워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