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컾☆

요선_지키다

슝블리 2019. 7. 2. 20:44

나는 너희를 지킬 수만 있다면, 뭐든 할거야.

금산과 명이 앞에서 요선이 한 말이었다. 그 당시에는 둘은 그저 넘겼다.

그게 이렇게 실현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나 잠시 마을에 다녀올게.”
“댕겨오래이!”
“잘 다녀와.”
요선은 명이와 금산에게 웃으면서 집을 나섰다.

요선은 오랜만의 마을 나들이에 조금은 들떠있었다.
“명이와 금산이 선물도 사갈까...”
그는 사람이 북적이는 시장에 여러 물건들을 구경하며 그 둘을 위해 물건을 골랐다.
명이가 좋아하는 간식과, 금산이가 좋아하는 장신구들.
요선은 신중하게 하나씩 골라 값을 지불하고는 물건들을 제 품에 안은 채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
탄 냄새. 불길한 기운이 그를 덮쳐왔다. 요선은 서둘러 집으로 뛰어갔고, 세 형제의 보금자리는 시뻘건 불꽃에 삼켜지고 있었다.

“명아!! 금산아!!!”
그는 허둥지둥 집으로 들어갔지만 어디서도 명이와 금산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서 급하게 나와 주변을 돌아보았다. 옅게 명이와 금산의 피냄새가 맡아졌다.
“....”
요선은 이를 악물었다. 그를 시기하고 미워하던 신들. 그들이 했을 것이다. 그는 제 부채를 꺼내 신계로의 문을 열었다.

“피 냄새....” 둘은 상당히 다친 듯 하였고, 금산은 더더욱 감각을 세우며 냄새를 따라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를 비꼬는 듯한 신의 목소리가 들리었다.
“어라. 이게 누구야~ 신이 되다 만 도깨비 아니야~?”
“...아이들은 어디에 있어.”
요선은 굳은 얼굴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하하하~ 무서워서, 이거 대화 하겠나~?”
“...”
“그 천한 도깨비들은 더 깊은 곳에 잡혀있어~ 잘 해보라구?”
신은 깔깔거리며 사라졌다. 요선은 제 걸음을 재촉하여 그들이 잡힌 곳으로 갔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에는 온 몸이 묶여있는 둘과 그 둘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있었다.
“야. 눈 떠봐~ 저기 너네 형님 오셨다.”
“형님...!”
“어서 돌아가세요! 위험해요!!”
“...둘을 풀어주지 그래.”
“하하하! 싫은데?”
요선은 제 부채를 꽉 쥐었다.
“진짜 싸우게? 너, 몸이 예전 같지 않을텐데.”
“...둘을 풀어달라고 했어.”
“그건 싫은데?”
“...그렇다면 싸울 수 밖에 없겠네.” 요선은 부채를 펼쳤고 둘은 동시에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안 된다고 외치는 명이와 금산이의 목소리는 안 들린지 오래였다.


거센 바람과 날카로운 소리.
“오... 제법인데.”
신은 신기하다며 요선을 쳐다봤고, 요선은 점점 지쳐갔다.
“그치만 너, 곧 죽을 것 같은데?”
“....그래. 죽을지도 모르지.”
요선은 이내 다시 부채를 고쳐잡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강한 폭풍이 일었고, 신은 바람에 맞아 멀리 튕겨져나갔다.

“컥...”
요선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입에서 새빨간 피를 흘렸다. 눈 앞이 점점 흐려지며, 요선은 멀리서 자기를 울며 바라보고 있는 명이와 금산을 바라보았다.

“나는 너희를 지킬 수만 있다면, 뭐든 할거야...”

그렇게 중얼거린 요선은 정신을 잃었고, 동시에 따스한 바람이 그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