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컾☆

요선_소중한

슝블리 2019. 7. 2. 18:22

지친 몸을 이끌고 귀여운 동생들이 기다리고 있을 집으로 향했다.
“며칠 만에 가는거야...”
“대략... 3일이요?”
산이가 앞에서 운전하며 대꾸를 해주었다. 나는 그저 피식 웃고는 눈을 살며시 감았다.
“...장님.”
“아... 조금만 더...”
“회장님!”
“으... 알았어.”
나는 눈을 가리던 팔을 내리고는 짐을 챙겨 내리었다.
“오늘은 좀 쉬세요.”
“할 수 있다면.”
나는 산이에게 인사를 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포근하고 그리운 향. 문을 열자마자 금산이가 달려와 안길 줄 알았는데.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 대신 명이가 어쩔 줄 몰라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명아. 금산이는?”
“그게... 오도전륜인가 머시기에게 불려갔대이...”
“....”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오도전륜. 제 10지옥의 왕이자 죄인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가장 무시무시한 왕.
‘전부터 금산이에게 관심이 있나 했더니... 기어코.’
금산 뿐만 아니었다. 나 자신도 오도전륜에게 불려간 적이 있었다. 내 외모를 칭찬하며 갖가지 술수를 부리려고 하였지만, 그 시절 당시 나의 힘은 그 보다 강했으니.

“...다녀올게.”
“어데로 간다는긴대!”
“우리 애 통금 시간은 지키게 해야지.”
나는 요력으로 나의 부채를 꺼내고는 간단하게 지옥으로 가는 문을 만들었다.
“조심하래이...”
“걱정마 명아.”
나는 근심이 가득한 명이에게 웃어주며 지옥으로 한걸음 내딛었다.


덥고, 갑갑하고, 절망적이야.
신들의 은총을 받던 나는 지옥에 들린 적이 자주 있었다. 하지만 갈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금산이 냄새.”
나는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금산의 냄새에 의지해, 오도전륜의 저택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는 막 금산이의 옷을 벗기려는 듯 했다.

“아, 잠깐~”
나는 생긋 웃으며, 부채로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금산의 놀란 얼굴과, 오도절륜의 얼굴을 번갈아보았다.

“우리 애를 데리러 왔어. 우리 애는 통금시간이 있거든.”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채, 나는 오도전륜을 바라보았다.
“하, 요선. 지옥을 그리 싫어하는 네가 쟤를 데리러 왔다고?”

그는 무서운 표정을 지었지만, 나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았다.

“통금시간이 있다니까? 보호자로서 당연히 와야지.”

나와 오도전륜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나는 그가 공격하면, 가차없이 죽여버릴 것이다. 겨우 만든 가족을, 잃어버릴 수 없어.

침묵을 먼저 깬 건 오도전륜 이었다.
“그래. 데려가. 이미 흥이 식었어.”
나는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응. 네가 안 그래도 데려갈거야.”
나는 금산이의 팔을 붙잡고 걸어나갔다.

‘오도전륜... 다시 만나면, 널 이 세상에서 지워주마.’

그렇게 둘이 얼마나 걸었을까, 내가 들어온 지옥문을 통과하였고 우리 둘의 눈 앞에는 소파에 앉아 안절부절 하던 명이가 보였다.

“다녀왔어, 명아.”
내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명이는 급한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금산, 니 괜찮나! 형님아도 괜찮나?”
“나는 괜찮아. 금산이가 좀 놀란 것 같은데. 나는 조금 쉬어야겠다.”
“알겠대이!”

나는 둘을 뒤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겨우 지옥 문을 열었을 뿐인데, 손이 파들거리며 떨리고 있었다. 나는 부채를 더 강하게 쥐었다.

“다신 잃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