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컾☆

요선_가족

슝블리 2019. 6. 30. 13:21

요선(飉扇), 바람을 만들어내는 부채에 깃든 도깨비.
그 도깨비는 가족을 가지고 싶다는 한 노인의 소망이 쌓이고 쌓여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그는 그 노인이 죽고 가족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다.

사랑도 했다. 평생을 같이 있을 것만 같았던 사랑이었다. 미래도 약속하고, 행복한 나날만을 꿈꿔왔다.
...하지만 행복할 수록 불행하다고 하였던가. 그는 누명을 쓰고는 그가 사랑한 무녀에게 봉인을 당하였다.

인간을 사랑하고, 아끼던 멍청한 도깨비.
도깨비들 사이에선 그렇게 불리었다.

한 순간에 모든걸 잃은 그 비참한 도깨비는, 수백년을 잠들어 있었다.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 그를, 그의 첫 번째 가족이 깨워주었다.

서명이.
그는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였다. 요선은 특유의 나긋함과 부드러움으로 어느새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에게 많은 걸 선물해주었다.
마을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 이었다. 그 중, 요선을 수호신으로 삼고 모시기로 한 가문까지 있었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즈음, 피와 살기가 가득한 칼이 왔다.
금산도... 억울한 죽임을 당한 무희들의 원한이 모여 태어난 도깨비. 그의 눈은 사랑도, 자비도, 마음도 없었다.

요선은, 두 번째 가족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