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선_당신은 도깨비입니까?_요선편2
요선은 오늘도 바쁘게, 일을 해내어갔다.
그와 그를 수호신으로 모시는 가문. 둘이 일구어낸 회사는 날이 갈수록 번창하여 지금은 누구에게나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대기업이 되었다. 그만큼 회장인 요선에겐 쉴 틈도 없었다. 심지어 아끼는 동생의 전시회도 못 갈 정도로.
“....”
요선은 머리를 감싸쥔채 톡톡톡. 하고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때마침 그에게 환기라도 시켜주려는 듯 그가 아끼는 막냇동생인 금산에게서 전화가 왔다.
“응, 금산아.”
“바빠요?”
“아니. 조금 쉬고 있었어. 일이 많네...”
“쉬면서 하세요. 걱정돼요.”
금산의 걱정어린 목소리에, 요선은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응. 걱정마.”
“형님. 그럼 오늘도 집에는 못 들어오시는 거예요?”
“음. 아마 그럴 것 같네.”
아쉬워하는 한숨 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었다. 요선은 집에 들어가지 못 한지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었다. 명이의 도자기 공예의 상태도 알고 싶은데. 그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렇게 짧은 통화가 끝나고 다시금 일을 시작하였다. 지루하기 시작할 때 즈음 회장실을 노크하고는 누군가가 들어왔다. 강 산이었다.
“아. 산아.”
“회장님. 스케줄이 조금 변경 될 것 같습니다.”
“뭐...?” 요선의 곧은 눈썹이 일그러졌다.
안 되는데. 하고 요선이 중얼거렸고, 바로 뒤이어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파트너 회사의 대리인이 들어왔다.
“...그렇게 해서, 일정을 바꾸고 싶습니다.”
“....”
산은 요선의 눈치를 보았다. 완전히 명이의 전시회에 가지 못하게 된 요선은, 머리가 아파왔다.
“...알겠습니다.”
그는 이내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금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금산은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형님! 무슨 일로 전화를 하셨어요!”
그의 밝은 목소리와 대조되게, 요선은 가라앉고 피곤에 절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산아. 이번에 주영이 전시회는 못 갈 것같아. 프랑스에 급히 가야할 일이 생겨서...”
그의 말과 함께 금산이의 목소리도 한껏 낮아져버렸다.
“아, 그러면 이번에는 저 혼자 가야겠네요...”
“응. 정말 미안해. 급하게 처리해야 돼서.”
“그러면 오늘도 못 들어오시는 거예요?”
“아마 그럴 것 같네. 한 삼 일정도는 거기서 있다가 올 것 같아.”
금산이와의 전화를 끊은 후, 요선은 회사 대리인을 바라보았다.
“그럼 그렇게 되는 걸로 알고.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그 사람은 사라지고, 요선은 동시에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으십니까?”
“...어. 라고 하면 거짓말 이겠지... 하나도 안 괜찮아.”
얼마나 기다려왔던 명이의 전시회인가. 명이의 전시회는 1년에 몇 번 없기도 하였고, 단 하루만 하는 전시회 였다. 게다가 이번 전시회는 요선이의 회사에서 주최를 하여서 요선은 어떠한 핑계를 대고서라도 가려고 했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요선의 표정을 본 산이 다가갔다.
“우실 것 같은데요?”
“누가 그래. 안 울어.”
“눈 밑이 조금 빨간데...”
“아니라니ㄲ...”
요선이 고개를 들어 반박을 하려는 순간, 산은 그의 턱을 붙잡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입을 통해 산이의 양기가 요선에게로 흘러들어왔다.
“....!”
입을 떼자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요선을 보고 산은 피식. 하고 웃었다.
“뭐, 한 두번도 아니시면서. 그렇게 일일히 놀라시니 재밌네요.”
“너... 나 놀릴거니 산아.”
요선이 조금 삐진 듯 투덜대며 서류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