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컾☆

요선_옛 이야기

슝블리 2019. 6. 25. 01:06

그녀는 나에게도 빛과 같았어.
도깨비인 나를 두려워 하지도, 이용하려 하지도 않고 순수하게 ‘나’ 만을 바라보아 주었지.
그녀와 함께 있던 시간은 참으로 행복했어. 매일이 즐겁고, 사람들을 보는 일이 힘들어도 그녀가 곁에 있으면 괜찮았어.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않지.
“인간을 사랑하면 벌을 받는다.”
그런 금기를 어겨서일까, 우리의 행복은 순식간에 깨져버렸어.






“요..선...”
“울지마.”
“그치만....”
그녀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엉엉 울기 시작했어.
나의 힘을 두려워 하기 시작한 인간들이, 그녀에게 나를 봉인하라고 지시를 내렸지. 나는 내가 봉인 당하는 것 보다 나를 봉인할 그녀의 마음이 더 걱정이 되었어.

“요선... 나는 못해요.”
“아니, 할 수 있어. 내가 아는 그대는 충분히 할 수 있을거야.”
나는 그녀의 덜덜 떠는 손을 잡아주며 부적을 쥐어주었지.

“내 사랑, 날 봉인해줘. 날 여기서 봉인시키지 못 한다면, 그대가 위험해 질 거야.”
“요선... 미안해요....”
“헤어질 때엔 웃으면서 헤어지고 싶네.”
“응...” 그녀는 슬프게 웃으며 봉인진을 그리고는 나를 다시금 봉인 시켰어.

나를 봉인 시킨 신사는 몇백년 동안 버려졌고, 낡아졌지.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엔, 내가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던 이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어. 하지만 너희들을 만나 나의 시간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어.

뭐, 흔해빠졌어도 들어줄 만은 한 이야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