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야유메_차오르다
신야는 매일 같은 꿈을 꾸며 일어났다.
그 꿈에는 매번 은발의 흡혈귀- 페리드가 유메노의 목을 물었고, 그녀의 눈에는 점점 빛을 잃고 그대로 페리드의 품에 안기는 꿈 이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잔 신야는 자신을 괴롭히는 두통과 싸우며 제 미간을 꾹꾹 눌렀다. 항상 불안했다. 페리드가 유메노에게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 후부터 계속.
“하아...”
그는 깊게 한 숨을 쉬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유메노를 못 본지도 오래되어, 보고 싶은 마음만 점점 커져갔다. 유메노는 가문 사정상 집 밖으로 외출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고, 그 덕에 신야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일은 적었다.
하지만 그 날따라 그녀가 더더욱 보고 싶었다.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신야는 서둘러 옷을 입고는 유메노의 집으로 갔다.
큰 전통식 집... 현재의 세상에서는 잘 보기 힘든 집이었다. 문을 두드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인들이 나왔다.
“아, 히이라기 가문의 신야 님이시군요. 어쩐일로...?”
“유메노... 있나?”
“예. 유메노님은 지금 방에서 쉬고 계시는데... 불러드릴까요?”
“아니. 내가 가지.”
“그렇다면 이쪽으로.”
유메노의 집은 처음이라 꽤 두근거리는 마음과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하인의 뒤를 따라갔다.
큰 복도 양 옆에는 넓은 정원이 있었고, 제 주인을 닮아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이었다. 연못에는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고, 벚꽃나무가 활짝 펴 있어서 봄 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달콤한 향...’
유메노의 체향처럼 달달하고 편안한 향이었다. 그럴수록 그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유메노 님.”
하인이 문 앞에 서서 유메노를 부르자, 유메노는 이제서야 일어난 듯 잠긴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응.”
“그... 히이라기 가문의 신야 님께서 오셨습니다.”
하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에서는 쿠당탕 거리는 소리와 서둘러 옷을 입는 소리가 들렸다.
“ㄷ...들어오세요...”
신야는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왔다. 그 곳에는 그가 그토록 그리던 그녀가 있었다.
“ㅅ...신야씨...”
그녀는 부산스러운 머리를 정리하며 멋쩍게 웃었다.
“유메노...”
신야는 그런 그녀를 보자 가슴 속 깊은 곳 에서부터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올랐다. 그리고 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려는 듯 그녀에게 다가가 제 품에 가두었다.
“ㅅ...신야씨...?”
그런 그의 행동에 놀라 그녀는 그저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보고 싶었어....”
“...?”
불안해서. 당신이 날 버리고 떠나갈까봐. 뒷 말은 차마 하지 못한채 삼키며 그는 그저 그녀를 꼭 안을 뿐이었다.
그의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유메노는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떠나지 않아요, 저.” 다독이며 하는 그녀의 말에, 그는 무언가 울컥하고 올라왔다.
“신야씨...? 울어요?”
“...안 울어...”
“울어도 되는데...” 그녀는 다정히 그를 안아주며 그를 어르듯이 다독였다.
“나 두고 떠나지 않을거지?”
“당연하죠.”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둘의 감정은 똑같이 차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