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에이티아

귀족au_에이티아_운명_5

슝블리 2019. 4. 5. 09:15

둘의 사이는 그 사건 이후로 급속도로 좋아졌다. 물론 에이치가 필사적이긴 했지만.

“티아모님, 폐하께서 오셨어요.”
아침 일찍 티아의 시종인 엘이 그녀를 부드럽게 깨웠다. 포근한 침대에 피곤한 몸을 맡긴 그녀는 힘들게 일어났다.
“졸린데....”
눈을 채 뜨지 못하고 그렇게 꿈뻑거리며 앉아있자, 방문이 성급하게 열리었다.
“티아...!”
에이치가 급한 발걸음으로 침대로 다가갔다.
“....?”
여전히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그녀는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런 그녀가 귀여워서 에이치는 와락-하고 그녀를 안았다.

“밤 사이에 떨어져 있어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그의 품에서는 향긋한 꽃 향기가 났고, 손은 찼지만 품은 따뜻해 그녀에게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황제님....”
잠이 깨지 않은 티아가 그대로 품에 안긴채 다시 잠에 들어버렸고, 에이치는 살짝 놀란 듯 했다.
‘그녀가 내 품 안에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날을 세우며 자신을 밀어냈던 티아가 이제는 제 품에서 피곤한 듯 몸을 맡기고 자고 있었다. 감격스러움에 눈물이 찔끔 나는 듯 했다.

“폐하. 우십니까?”
“ㅇ...안 운다...!”
엘의 말에 극구 부정하며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잠시 여기에 있을테니 나가보거라.”
“네.”
엘은 둘의 관계에 신이 난 듯 싱글벙글 웃으며 방을 나섰다.

에이치는 제 옆에 잠든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그동안 윤기가 없었던 풍성한 검은빛 머리카락은 이제 제법 빛을 발하고 있었고, 부드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무심코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다, 그는 그의 코에 갖다대보았다. 달콤한 과일향이 그의 코를 자극시켰다. 그리고 그는 다시 잠든 티아의 얼굴로 눈을 돌렸다.
긴 속눈썹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눈썹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예쁜 코를 지나 입술에 다다르자, 에이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조금은 통통한 그녀의 입술이 탐스러워보여 제 입술을 겹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다시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부드러워보이는 티아의 볼이 눈에 들어오자, 그는 손을 뻗어 어루어만져보았다. 말랑거리는 감촉이 꽤 기분이 좋아 가만히 대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손이 그의 손을 겹쳐잡아왔다.
“....!”
“황제님....” 그녀가 긴 속눈썹을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찬란하다못해 태양을 담은 눈이었고, 그는 그 속에서 타들어가는 듯 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예쁜 눈이 호선을 그리며 웃자 에이치도 같이 웃어주며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좋은 아침, 티아.”


그들은 간단한 아침식사 후, 정원을 거닐기 시작했다. 신하들을 다 떼어두고 온전히 둘 만 있는 시간이었다. 어느덧 봄이 왔는지 꽃들이 하나 둘 씩 피어나 아름다움을 뽐내었고, 그 사이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티아를 보며 에이치는 마음이 간질거렸다.
“어때? 여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야.”
“...마음에 들어요.”
기쁜듯 가만히 웃으며 티아는 바닥에 떨어진 꽃 한 송이를 주워 에이치의 귀에 꽂아주었다.
“잘 어울리세요.”
그녀가 방긋 웃자, 에이치도 따라 웃으면서 제 발밑에 떨어진 꽃 송이를 주워 그녀의 귀에 꽂아주었다.
“너도.”
바람이 살랑대었고, 덩달아 둘의 마음도 간지럽혔다.


짧은 산책 후, 에이치는 다시 공무를 하러 갔고 티아는 방에 혼자 남겨져 엘이 가져다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윽고 긴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자, 에이치는 다시금 그녀를 정원으로 불러내었다. 하지만 도저히 그는 입을 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티아가 의아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
“응. 티아 있잖아....”
에이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밤 하늘에 은하수가 새겨지며, 그 속에 있는 그녀는 마치 멀리 떠 있는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에이치는 흘러넘치는 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그의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팔을 뻗어 그녀의 볼을 어루어만졌다.
“좋아해...아니, 사랑해..”
웃으며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런 그가, 그녀의 눈엔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황제님....”
“나, 고민 많이 한 거 알지? 정말... 정말 사랑해 티아.”
그는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입술에 가만히 입을 겹쳤고, 그의 흘러넘치는 감정을 그녀에게로 고스란히 전달하였다.

입을 뗀 에이치는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나랑... 결혼해주지 않겠어?”
아까와는 달리 자신 없는 듯한 그의 모습이, 티아의 눈엔 꽤나 귀여워 그만 피식 하고 웃어버렸다.
“ㅇ...왜...!”
“결혼은... 안 되겠는데요.”
“그..그래...?”
그녀의 의외의 대답에 그의 사랑스러운 눈이 시름에 잠기자, 티아는 살풋 웃으며 “사귀는 것 부터 먼저 해야하지 않을까요?”
“....!”
“저도 황제님... 아니... 에이치를 사랑해요.”


그녀도 역시 그와 같은 감정이 가슴 속 부터 흘러넘치고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그 날은, 그 둘에게 절대 잊지 못하는 날이 되었다.